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♤ 여 유

100원으로 작업하기 - 1탄

은광수지 2012. 2. 19. 23:51

 

어제 고대 다니는 친구놈을 만났습니다.

여친이랑 같이 나왔는데, 전 깜작 놀랐습니다.

얼굴이나 목소리, 성격 모두 연예인을 해도 손색없는...

정말 최고의 퀸카였어요. 얼마나 부럽든지.

 

그 놈 그렇게 잘난 놈도 아니거든요.

내 주관적으로 봤을땐 나보다 못한.. -_-;

 

그렇게 셋이 한참을 얘기하던중.. 그 퀸카는 집이 엄하다고 해서 먼저 보내고

난 친구에게 어떻게 저런 퀸카를 꼬셨냐고.. 궁금해서 막 물어봤더니

작업 스토리를 갈켜주더군요.

 

약 한달전쯤에 저 친구들이랑 술을 이빠이 쳐먹고 학교 동아리방에서 잤답니다.

비가 많이 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문 앞에 서있는데...

뒤에서 아리따운 여학생 하나가 나왔다고 하네요.

그것도 딱 지 이상형인 여자가...

 

진짜 놓치면 아가울 것 같은데..

술 마시러 급하게 나오느라 가방도 없고, 펜도 없고...

있는 건 달랑 지갑과 핸폰...

그리고 어제 택시비 하고 남은 동전 100원이 전부였다고 합니다.

 

친구 딴에,

"저기... 전화번호좀..."

 

이건 너무 구식같고,

그렇다고 펜도 없어서 자기 전화번호 적어줄 수도 없고...

 

잔머리 좀 굴리다가

결론을 내린 것이... 그 여학생한테 가서

 

"저... 100원 줄테니깐 우산 같이 쓸래요?"

-_-

 

그 여자... 얼마나 황당하겠어요.

비오는 아침에 머리는 부시시 한데다... 세수도 안헀지, 입냄새 풍기는 남자가

대뜸 와서 100원에 우산 씌워달라고 하니...

 

그 여자는 어이가 없어 아무말도 못하고 기냥 서있는데...

친구놈이 여자에게... 100원을 주며...

 

"가죠?..."

했답니다. -_-

 

그렇게 학교 정문에서 헤어지고

집에 와서 생각하기를... 어떻게 운좋게 우산은 같이 한번 쓰긴 했는데...

자꾸 보고싶고, 이건 내 여자 같아서 미칠것 같더라나요?

 

그래서 멀 한 3일 굴리다가,

 

그 다음부터 비 오는 날이면... 처음 그 여자를 만난 곳에서

아침부터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기다렸다가

그 여자가 안오면... 그냥 가고, 여자가 오면

 

"100원 줄테니깐 우산 같이 쓸래요?" -_-

 

이렇게 하면서 점점 접근해 갔답니다.

무려 10번이나 -_-;

말그대로 비오는 날만 만나는 그런 사이였죠.

 

그러다가 며칠 전에 비 열라 쏟아지는 날 있었을 거에요.

그날도 원래 100원 들고 우산쓰러 나가야 하는데,

깜박 잠이들어서 아침에 못나가고, 저녁에서야 책 반남하러 어그적 어그적

학교에 갔답니다.

 

근데

그 여자...

맨날 만나던 그 자리에서 바들바들 떨면서,

 

"왜... 왜 이렇게 늦었어요!" 라고 울먹이는 소리와 함께...

내 친구 가슴팍에 안겼다고 하네요.

 

지금 생각해보니 여자도 좀 이상하죠-_-?

비오는 날이라 그른가 -_-?

 

암튼 친구는 울먹이는 그녀에게...

"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200원 주려고 헀었는데, 동전이 없잖아요-_-;"

 

여자는 아무말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고...

뒤이어 친구놈이...

 

"저 이제 동전 없는데, 앞으로 그냥 우산 씌워주시면 안될가요?"☜요걸

프로포즈라고 하고서, 사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;;

 

누구한테 이런 애기하면 구라라고 할 정도로 소설같은 이야기죠?

근데 실화랍니다... 졸라 부러원요 ㅠ.ㅠ

 

 

ㅎㅎ 잼나서 펌질좀 ^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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